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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년의 그린랜드 얼음산과 인도 산호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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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sk
댓글 0건 조회 2,662회 작성일 15-04-2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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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의 지구촌여행 91. 

글&사진 Yunice 윤경남  국제펜클럽회원

 

그린랜드 얼음산과 인도양 산호섬같은 록키산Rocky Mountain       (사진들을 클릭하면 홛대 사진이 나옵니다)

세 계에서 가장 차분하고 신뢰를 주는 영어발음을 자랑하는 스코틀랜드가 얼마 전 영국에서 독립하려는 국민투표를 했는데 55%가 반대하여 무산되었다. 2010년에 에든버러 선교 100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한 우리 부부가 스코틀랜드 여행을 할 때, 황량한 들판과 여름의 강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민족성을 친근하게 느끼면서, 그것이 민족독립의 의지로 여겼다. 1296년, 영국의 에드워드 1세가 강탈해간 스코틀랜드의 상징인 ‘Stone of Scone’을 대처 수상이 700년 만에 돌려주었는데도, 그 위에 오를 스코틀랜드의 통치자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모양이다.
100여 년 전에 에든버러선교대회에서 ‘복음전도 사역에 있어서 토착교회의 위치’를 열변했던 윤치호 선생님은 에모리 대학을 졸업한 다음, 시카고에서 열린 만국박람회를 구경하고 1893년에 한국인 최초로 캐나다에 CP기차로 입국한다. 시카고에서 위니펙을 거쳐 겨우 6년 된 아름다운 밴쿠버 항구도시를 방문한 것. 한국인으로 최초의 감리교 세례자이기도 한 그는 밴쿠버 감리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그리고 가까운 그랜빌 호텔에 묵었으나 너무 지저분해서 오리엔탈 호텔로 옮겼다고 그의 영문 일기에 적었다.
18931014일자  일기:  
 “Mississippi강에서 Rocky 산맥까지의 대초원을 지나 험한 산과 깊은 골짜기, 온갖 풍경과 다양한 기후 속에 펼쳐진 계곡을 나흘 동안 여행한 다음에야 기차는 종착역에 안전하게 닿았다. 여행 중에 생각나는 몇 가지 이야기를 해야겠다.
1. 캐나다 CP 열차는 창밖으로 풍경을 내다보거나 열차설비를 보아도 친근감이 가지 않는다.
2. 표시판 나무조각 하나도 보이지 않는 길고 넓게 뻗친 도로는 황량하고 따분한 자연의 모습만 보여준다. 여기 저기 산재한 작은 오두막집들이 추위에 떠는 듯 불편하게 서 있다. 불모지의 토양, 얼어붙을 듯한 삭풍, 전체적으로 정이 안가는 환경들을 보면서 왜 이 초원 안에다 주택지를 마련하지 않을까 이상한 생각이 든다.
3. 록키산맥이 이어진 대서양 측의 기후는 시월인데도 매우 춥다. 그러나 태평양 연안에는 아주 늦게까지 꽃봉오리들이 피어있다… (중략)
기차는 6시간이나 연착하여 밴쿠버에 오후 9시에 닿다. 그랜빌 호텔로 가다.
10월 15일 주일. 밴쿠버 BC
그랜빌 호텔은 너무 초라하다. 식탁은 지저분하고 테이블위에 놓인 수프와 설탕과 빵과 피클 등이 몇 십마리의 파리떼들에게 양식을 제공하고 있다. 오리엔탈 호텔로 옮겨야했다.
캐나다 감리교회에서 예배드리다. 목사는 잘생긴 젊은 분인데, 그의 설교는 ‘그러나’와 ‘하지만도’를 여러 번 반복하는 바람에 설교를 망치고 있다.
밴 쿠버는 아름다운 항만 위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기후는 온화하다. 산꼭대기엔 흰눈이 덮여있는데 정원마다 꽃이 피어있어서 놀라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겨우 6년 밖에 안된 마을이지만 폭넓은 우주적인 성품은 광동, 일본, 캐나다, 미국, 영국, 홍콩 등에서 사용하는 동전과 여러나라 지폐가 통용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로부터 100여년이 지난 밴쿠버는 아마도 몇 십배의 발전을 했으리라. 그 옛날의 소도시를 상상하며 우리 부부는 윤치호 선생님이 거쳐간 발자취를 더듬어보자고 길을 떠났다. 에드먼튼까지는 비행기로 가서 하얀 세단을 빌려 9천리 길을 관광하며 다녔다. 운전은 물론 길치인 내가 아니라 남편 友史께서 핸들을 잡았고.
윤치호 선생님이 예배드린 교회를 1893년대의 지도에서 찾아보았다. 그 당시 6개의 교회가 밴쿠버 시내의 burrard라고 하는 바닷가의 퇴적지대에 있었는데, 상전벽해로 고층 건물만 꽉 들어차 있다. 한국 강남의 옛날 말죽거리가 상류도시가  된 것처럼. 윤치호 선생님이 타고 내렸던 기차역은 옛날 그대로 시내 복판에 아름다운 자태로 남아있다. 그러나 그랜빌 스트릿에서 오리엔탈 호텔은 찾을 수 없다. 지금의 밴쿠버 호텔이라면 좋겠다.
도 착한 사흘 후 주일에는 밴쿠버에서 사역하시는 조영택 목사님과 밴쿠버 출신인 우리교회 Tim Brunner 목사님의 추측과 조언에 따라 1925년에 장로교회와 감리교회가 연합해서 세운St Andrew’s-Wesley United Church에서 예배를 드렸다. 참 희한한 복합종교 교회 같았지만, 친절한 교우들과 지도자들에 이끌려 장로교 식의 간증기도-감리교 웨슬리안 음악예배 형식-천주교회적인 촛불기도와 성찬식-연합교회적인 활달한 음악과 강단위의 붉은 휘장이 양옆으로 늘어져 있고-제단 옆 벽에는 티벳 종교의 핵심인 만달라 그림과 주의 기도문이 나란히 걸려있다. 웬 만달라인가 물었더니 명상을 위한 것이라기에 무엇을 명상하느냐고 묻자, 그 옆에 있는 주의 기도를 명상하는 것이란다. 또 다른 벽엔 켈틱 기도문을 원하는 대로 써붙인 종이가 있다. 나는 지금 힘든 치료를 받고 계신 소창길 목사님을 위한 기도문을 써넣었다. 복합문화종교 교회이면서도 즐거운 분위기가 넘쳐서 더 희한했다.
우 리는 여전히 아름다운 옛날 마차길로 둘러싸인 스탠리 공원에 들어가 산책했다. 높이 솟은 토템 기둥과 조각장식이 된 관문 아래 서있는 토템 폴들을 구경했다. 록키산맥을 달리는 동안 만년설의 메아리가 들려올 듯한 큰 뿔 달린 산양들이 관광버스 앞에서 꿈쩍도 않고 먹이에만 열중해 있는 모습, 새까만 곰이 어슬렁거리며 숲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도 재미있게 구경했다.

 

큰 뿔 달린 록키 야생 양들Bighorns on the Highway road

윤 치호 선생님이 譯述(번역과 서술)한 감리교 최초의 ‘찬미가’ (1907년 간행) 제15장은 CP열차 창밖의 록키산을 바라보고 떠올리셨으리라. ‘끄린난 어름산과 인도 산호섬, 아프릭 더운내에 금모래 깔린 곳, 강과 산과 넓은 들 사람 산 데마다 죄의 속박 풀으라 우리를 부르네~’ (새찬송가 507장) 우리도 그 노래를 부르면서, 그 당시에 타고 지나가신 Yoho 국립공원의 Spiral tunnel 건너편에 서서 Rocky mountaineer관광열차 안의 손님들과 서로 손을 흔들어주기도 했다.
 

Rocky Mountaineer of Spiral Tunnel:윗줄의 기차는 터널로들어가고,
아랫줄 기차는 터널에서 뱀처럼 나선형으로 나오고 있다.                  

    캐나다한국일보발행일 : 201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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