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세 노장 피아니스트, 감동의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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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세 노장 피아니스트, 감동의 연주
무대 위의 ’노장’은 죽지 않았다.
올해 여든 넷이 된 원로 피아니스트 윤기선 씨. 지난 22일 저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
린 수원시립교향악단 특별연주회에서 그는 어쩌면 고국에서 마지막일지 모를 감동의 무대
를 펼쳤다.
우리나라 음악사에서 조기 영재교육 1세대로 꼽히는 피아니스트인 윤씨는 1977년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살고 있다.
고국 무대는 지난 96년 예술의전당에서 고(故) 임원식 씨 지휘로 가졌던 협연 이후 이번이 9
년 만이다. 수원시향 상임지휘자인 박은성 씨의 간곡한 부탁으로 노령의 몸을 이끌고 무대
에 서게 됐다고 한다.
이날 연주한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이 작품은 57년 전인 1948년에 그가
국내 초연한 곡이기도 하다.
오랜 만에 고국 무대의 피아노 앞에 앉은 윤씨는 건강이 온전치는 않아 보였지만 감회가 남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왼쪽 눈에 생긴 녹내장으로 한 쪽은 아예 잘 보이지 않는 상태.
아무래도 젊은 연주자들에 비해서는 템포도 다소 느리고 힘도 딸릴 수 밖에 없었지만 40분
가까이 흐트러짐없이 연주를 이어나가는 모습은 관객에게, 또 많은 후배 연주자들에게 감동
을 주기에 충분했다.
협주곡 3악장이 힘차게 클라이맥스를 이루며 끝나자마자 객석에서는 기립박수가 터져나왔
다.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손에 든 악기를 놓고 대선배께 아낌없는 존경의 박수를 보냈다.
몇 번의 커튼콜이 이어지자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의 사인과 함께 생일축하곡 ’해피 버스데이
투 유’를 ’깜짝이벤트’로 연주해 윤씨는 물론 관객까지 놀라게 했다. 알고 보니 이날이 마침
윤씨의 생일이었던 것.
연주가 끝난 후 무대 뒤에서 만난 윤씨는 “생각치도 못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며 고마워
했다.
연주 소감을 묻자 “뭐가 뭔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연주를 어떻게 끝냈는지도 모르겠다”며
고단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옆에 있던 한 후배가 “그래도 오늘 힘이 넘치시던데요”라며 거
들자 “결사적으로 했지”라며 껄껄 웃었다.
그는 “예전엔 눈 감고도 치던 것을 아까 리허설 땐 그만 깜빡 잊어버려서 연습을 중단하고
다시 하고 그랬다”며 “어찌나 걱정이 되던지, 무대에 올라가기 전 대기실에서 아까 잊어버렸
던 부분만 계속 반복해서 쳤다”고 말했다.
녹내장 때문에 눈도 잘 안보이는데다 한국에 들어와서는 밤마다 위산이 식도로
넘어와 잠도 잘 이루지 못하는 등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담배 발명자에게 노벨상을 줘야 한다”고 말할 만큼 지금까지도 담배는 꽤 즐기는
편. 이날 연주가 끝난 후 대기실로 내려와서도 바로 담배부터 찾았다.
지난 96년 공연이 고국에서의 마지막 무대일 거라고 생각했다는 윤씨는 앞으로 또 연주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아이고, 그럴 일이 있겠어…”라며 웃었다.
무대 위의 ’노장’은 죽지 않았다.
올해 여든 넷이 된 원로 피아니스트 윤기선 씨. 지난 22일 저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
린 수원시립교향악단 특별연주회에서 그는 어쩌면 고국에서 마지막일지 모를 감동의 무대
를 펼쳤다.
우리나라 음악사에서 조기 영재교육 1세대로 꼽히는 피아니스트인 윤씨는 1977년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살고 있다.
고국 무대는 지난 96년 예술의전당에서 고(故) 임원식 씨 지휘로 가졌던 협연 이후 이번이 9
년 만이다. 수원시향 상임지휘자인 박은성 씨의 간곡한 부탁으로 노령의 몸을 이끌고 무대
에 서게 됐다고 한다.
이날 연주한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이 작품은 57년 전인 1948년에 그가
국내 초연한 곡이기도 하다.
오랜 만에 고국 무대의 피아노 앞에 앉은 윤씨는 건강이 온전치는 않아 보였지만 감회가 남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왼쪽 눈에 생긴 녹내장으로 한 쪽은 아예 잘 보이지 않는 상태.
아무래도 젊은 연주자들에 비해서는 템포도 다소 느리고 힘도 딸릴 수 밖에 없었지만 40분
가까이 흐트러짐없이 연주를 이어나가는 모습은 관객에게, 또 많은 후배 연주자들에게 감동
을 주기에 충분했다.
협주곡 3악장이 힘차게 클라이맥스를 이루며 끝나자마자 객석에서는 기립박수가 터져나왔
다.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손에 든 악기를 놓고 대선배께 아낌없는 존경의 박수를 보냈다.
몇 번의 커튼콜이 이어지자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의 사인과 함께 생일축하곡 ’해피 버스데이
투 유’를 ’깜짝이벤트’로 연주해 윤씨는 물론 관객까지 놀라게 했다. 알고 보니 이날이 마침
윤씨의 생일이었던 것.
연주가 끝난 후 무대 뒤에서 만난 윤씨는 “생각치도 못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며 고마워
했다.
연주 소감을 묻자 “뭐가 뭔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연주를 어떻게 끝냈는지도 모르겠다”며
고단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옆에 있던 한 후배가 “그래도 오늘 힘이 넘치시던데요”라며 거
들자 “결사적으로 했지”라며 껄껄 웃었다.
그는 “예전엔 눈 감고도 치던 것을 아까 리허설 땐 그만 깜빡 잊어버려서 연습을 중단하고
다시 하고 그랬다”며 “어찌나 걱정이 되던지, 무대에 올라가기 전 대기실에서 아까 잊어버렸
던 부분만 계속 반복해서 쳤다”고 말했다.
녹내장 때문에 눈도 잘 안보이는데다 한국에 들어와서는 밤마다 위산이 식도로
넘어와 잠도 잘 이루지 못하는 등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담배 발명자에게 노벨상을 줘야 한다”고 말할 만큼 지금까지도 담배는 꽤 즐기는
편. 이날 연주가 끝난 후 대기실로 내려와서도 바로 담배부터 찾았다.
지난 96년 공연이 고국에서의 마지막 무대일 거라고 생각했다는 윤씨는 앞으로 또 연주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아이고, 그럴 일이 있겠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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